'세계의 생산기지'로 뜨는 베트남 <3·끝> 쑥쑥 크는 베트남 내수시장

베트남, 월급의 70% 소비
연 5~6% 고속 성장…매년 100만명 신생아 출산

유통 맞수 '시장 쟁탈전'
롯데마트, 이마트 28일 1호점 문 열자 인근에 12호점 맞불

홈쇼핑 한국이 장악
CJ·GS·롯데홈쇼핑 현지사 합작…시장 90% 점유
롯데마트 호찌민 1호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호찌민 1호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지난 28일 베트남 호찌민공항 인근 고밥지역에 신세계 이마트 1호점이 문을 열었다. 2011년 하노이에 사무소를 세운 뒤 부지를 물색하던 이마트가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매장이다. 이미 베트남에서 11개 점포를 낸 롯데마트도 이마트 1호점 바로 옆에 12호점을 내년 4월 개장한다. 국내 1, 2위 유통업체가 정면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지갑 여는 1억명 베트남 시장 잡아라"…이마트·롯데 '진검 승부'

그만큼 베트남 내수시장은 양보할 수 없는 알짜 시장이 됐다. 베트남은 최근 5년간 해마다 5~6%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인구도 많다. 베트남 총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9300만명가량 되는데 매년 신생아 수가 100만명에 달한다.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외국 기업이 늘면서 현지인들의 월급봉투가 두꺼워졌다. 베트남인은 보통 월급의 60~70%를 소비하기 때문에 월급이 많아진 만큼 소비력도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박병국 KOTRA 하노이무역관 부관장은 “소비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내수시장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롯데 진검승부

롯데와 신세계는 해외 진출 전략이 서로 달랐다. 롯데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반면 이마트는 소극적이었다. 이마트는 중국 외에 진출한 곳이 없다. 중국에서도 30개 가까이(27개) 되던 매장이 이제 8개만 남았다. 그런 만큼 베트남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이마트의 각오는 대단했다.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은 한국 식품과 주방용품 및 생활용품관을 별도로 둘 만큼 공을 들였다. 2층에는 이곳 할인점 중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유치했고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존과 영어학원, 북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넣었다. 최광호 이마트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시간을 보낼 시설이 부족하다”며 “이마트는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정지은 기자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정지은 기자

2008년 베트남에 첫 매장을 연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경쟁하는 12호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등 현지에서 인기있는 계열사를 대거 입점시킬 예정이다.

홍원식 롯데마트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 롯데마트는 연평균 1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했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 이마트가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에 1개씩 총 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2020년까지 점포를 6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우영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장은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처음 가전제품, 의류 등 모든 상품군을 갖춘 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다”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올 3월과 비교하면 월매출이 40% 늘어나 올해 매출 5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홈쇼핑 장악한 한류

떠오르는 소매시장인 베트남 홈쇼핑 분야는 한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27일 호찌민 인근 탄빈에 있는 SCJ스튜디오에는 10여명의 쇼핑호스트와 스태프, 카메라 감독 등이 홈쇼핑 방송 준비로 바빴다. CJ오쇼핑이 베트남 국영방송사 SCTV와 50 대 50으로 합작해 설립한 SCJTV쇼핑은 2011년 7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SCJTV쇼핑의 올해 예상 매출은 320억~340억원으로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2012년 현지 업체와의 합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GS와 롯데를 합한 한국 3사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내년에 현대홈쇼핑도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엄주환 SCJTV쇼핑 베트남법인장은 “경쟁력있는 한국 상품을 소개한 것이 주효했다”며 “베트남의 홈쇼핑 소비자는 대부분 상품을 배송받은 뒤 결제하지만 반품률은 10~20% 정도로 한국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호찌민=서욱진/하노이=정지은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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