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수니파 계열의 이슬람권 34개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군사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15일(현지시간) 국영 SPA통신을 통해 배포한 공동성명에서 “테러리즘을 뿌리뽑기 위해 모든 수단과 협력을 동원해 싸워야 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슬람권 군사동맹에는 사우디와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레바논, 쿠웨이트, 예멘, 터키, 이집트, 모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의 수니파 이슬람 국가가 대거 참여했다. 이들의 군사 작전을 지휘하고 지원할 합동작전센터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설치된다.

이들 34개국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이슬람권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이 중 10여개국은 지금도 사우디를 도와 예멘 내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이번 군사동맹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으로 인해 확산되고 있는 중동 지역 내 테러 위협에 대처하는 동시에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수니파의 결속을 다지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우디 등 수니파 정부는 IS나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 조직은 물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까지 테러 조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