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투기 위협하는 목표 파괴할 것"…러-터키 긴장 고조

터키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자 러시아가 터키 영토를 사정권에 둔 최신예 미사일의 시리아 배치를 선언,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AP, AFP통신은 러시아가 최신예 S-4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 공군 기지에 배치했음을 확인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순부터 흘러나오던 S-400 미사일의 시리아 배치 소문을 현 시점에 러시아가 확인한 것은 전날 있었던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최고 속도 마하 12, 최고 비행고도 3만m, 최대 사거리 400㎞인 S-400 미사일은 터키 국경과 불과 50㎞ 떨어진 라타키아에서 터키 남부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에 둔다.

시리아 영공에서 작전을 펼치는 미국·프랑스 전투기는 물론 멀리는 키프로스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S-400은 공중에서 우리 전투기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하는 그 어떤 목표도 파괴할 것"이라며 "앞으로 러시아 폭격기는 항상 전투기 호위를 받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즉각 "누구에게든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체계"라며 "시리아 내 공습 작전에 큰 우려가 제기된다"고 경계했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찰스 브라운 주니어 공군 사령관은 "일이 복잡해진 것은 맞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할 일이 있다.

이슬람국가(IS) 격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러시아와 터키·미국 등 서방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IS를 상대로 단결하는 듯하던 국제정치 지형은 다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 여행업체들이 터키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매년 러시아 관광객 450만 명을 받던 터키 관광업계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천연가스 등 매년 250억 달러(약 28조원) 상당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터키와 러시아의 경제 관계 전반도 위기를 맞고 있다.

최악의 경우 터키는 흑해에서 마르마라해와 에게해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라타키아 기지 수송로를 차단할 수도 있다.

단 이는 국제법에 따라 공식적인 선전 포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전투기에서 탈출한 조종사를 구출하려던 러시아군 헬기를 시리아 반군이 미국제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AFP통신은 "시리아 반군이 미국 무기로 러시아인을 죽이면서 시리아 내전이 일종의 대리전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파리 테러 이후 대(對)테러 전선에 미국과 러시아를 동참시키려고 노력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기 직전에 전투기 격추 사태가 벌어진 것 역시 악재다.

올랑드 대통령은 러시아와 서방이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공동 행동에 나서자고 설득하려던 참이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IS의 석유를 사들이는 터키가 IS의 후원자"라고 맹비난했고, 쇼이구 국방장관은 "터키와 모든 군사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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