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안보법 정비 후 첫 정상회담, 집단자위권 토대로 밀월 재확인
TPP발효 노력·파리 테러 등 공동 대응 방침 확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도록 공조하겠다는 뜻을 양자 회담에서 확인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오후 마닐라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올해 4월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이후 거의 7개월 만에,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안보법을 국회에서 통과(9월 19일)시킨 이후 처음으로 미·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양측은 남중국해에서 항행(航行)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며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적인 규범, 해양의 과제, 항행의 자유에 관한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미군 구축함을 파견한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이 중요한 행동이었다고 자평하고 이를 일상적 행동으로 반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구축함 파견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하고 "현상을 변경하는 일방적 행위를 모두 반대한다"며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을 비판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의 자위대 활동은 정세가 일본의 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일본이 안보법을 제·개정한 것과 관련해 양측은 미·일 동맹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는 인식을 표명하기도 했다.

미일 동맹에 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세계에서 미국과의 연대를 확대하며 협의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으며 아베 총리는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한층 공헌하도록 새로운 시작으로 삼고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측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발효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협력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

또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를 계기로 테러 방지를 위해 국제 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본섬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을 같은 섬 북쪽의 헤노코(邊野古)연안으로 옮기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할 때는 "최근 열린 한·중·일 3국 정상 회담(1일·서울)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 중국과 각각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평가한다"며 "한·미·일 사이에 강력한 3자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발언을 했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서로를 '신조' 또는 '버락'이라고 이름을 부르며 친근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도쿄·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이세원 노효동 특파원 jhcho@yna.co.kr,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