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뿌리뽑으려면 불평등·부패·배척·좌절 등 근원도 함께 없애야"
"이슬람교도에 대한 보복은 절대 안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중동 국가들을 위해 마셜 플랜과 같은 재건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프랑스 파리와 레바논 베이루트 등에서 발생한 테러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테러의 근원인 잘못된 거버넌스(governance)와 불평등, 배척 등도 함께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개발, 그리고 분쟁의 근원'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안보리 토론회는 예정된 행사였지만, 지난주 발생한 파리 테러로 말미암아 테러 예방을 강조하는 자리가 됐다.

반 총장은 극심한 분쟁과 극단주의 행동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불평등, 잘못된 천연자원 관리, 부패, 억압, 정부기능 실패,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한) 좌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엔의 대응이 이런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유엔의 조치가 평화와 개발, 인권을 적절하게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반 총장은 2차대전 직후 미국이 유럽 재건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던 마셜 플랜과 같은 글로벌 계획이 중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테러는 막아야 한다면서도 이슬람교도(무슬림)를 대상으로 한 보복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슬람교도에게 보복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내전 등으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이슬람 난민이나 이민자를 차별하는 행동도 경고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