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한다. 오는 30일 집행이사회 결정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은 2010년부터 이를 위해 노력했다. 홍콩과 본토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및 선강퉁 시행과 지난 8월 위안화 환율 고시 방법을 전일 종가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도 모두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 끌어다 쓸 수 있는 긴급자금으로 국제준비자산으로 불린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들어간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국제결제 통화가 된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SDR은 달러 41.9%, 유로 37.4%, 엔 11.3%, 파운드 9.4% 등 4개 통화로만 구성돼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편입될 경우 비중이 14~16% 선으로 달러와 유로에 이어 제3의 국제통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 부문에서 이미 미국에 이어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그에 걸맞은 어엿한 위상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전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에 집중된 한국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더라도 국제 결제통화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외환부족 사태에 좀 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일본과의 통화스와프가 끝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SDR 편입 후 중국이 위상에 걸맞은 책임있는 정책을 운용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국제통화는 우선 통화가치가 안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국의 경제가 안정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중국 경제는 몹시 불안한 모습이다. 부동산과 증권시장이 그렇고 특히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2월과 6월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올해 성장 목표치 7%는 고사하고 성장률이 6.5%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공공연하다.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려보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환율조작은 국제통화로서는 치명적 결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화가 그렇듯이 국제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통화가 국제시장에 많이 풀려야 하고 그러자면 해당 국가는 경상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중국이 과연 그런 준비와 각오가 돼 있는지 아직은 의문스럽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신뢰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지금처럼 통계를 조작하고 남중국해에서 힘자랑이나 하는 ‘개발도상국 멘탈’에 머문다면 위안화 국제화는 한낱 허상에 그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