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리더 아웅산수지 여사가 정부로부터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받았다.

테인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11일 예흐투트 공보장관을 통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준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웅산수지 여사가 이날 군부정권의 핵심인 테인세인 대통령과 민아웅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만 국회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대화를 제의하자 테인세인 대통령이 답변 형식을 빌려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테인세인 대통령은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의 결과 발표에 따르면 총선에서 앞서고 있는 아웅산수지와 NLD를 축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만나자고 답했다. 선관위는 오는 18일께 공식 선거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아웅산수지 여사와 테인세인 대통령의 만남도 이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슈웨만 국회의장도 회동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군부를 향한 아웅산수지 여사의 대화 제안은 NLD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NLD가 총선 의석을 다수 확보하더라도 헌법을 통해 상하원 의석 25% 할당을 보장받고 있는 군부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얀마 헌법에 따라 아웅산수지 여사는 외국인 자녀 때문에 대통령선거에 나설 자격은 없지만 ‘대통령 위의 지도자’로 사실상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아웅산수지 여사가 지역구인 양곤 외곽 코무에서 5만467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