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모굴(mogul), 카슨은 엘리(Eli).’

미국 폭스TV는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11일부터 공화당의 대통령후보 경선 1, 2위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의 경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경호국은 요원들의 무선통신에 사용할 코드명 후보로 m과 e로 시작하는 단어 10여개씩을 트럼프와 카슨에게 각각 제시했다. 트럼프는 이 가운데 ‘거물, 실력자’를 뜻하는 모굴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카슨은 이스라엘 선지자 사무엘을 키운 제사장 이름인 엘리를 골랐다고 폭스TV가 전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이전부터 ‘부동산 모굴’로 불려왔다.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대통령과 그의 직계가족, 대통령선거 유력주자 등에게 경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호 업무 때 신변 노출을 막기 위해 경호 대상자 이름이나 직책 대신 코드명을 사용한다. 폭스TV는 역대 대통령의 코드명을 보면 각 인물의 성격과 특징이 잘 드러난다고 소개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내고 34대 대통령이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경호국이 s로 시작하는 코드명 후보들을 제시하자 ‘스코어카드’를 골랐다. 백악관 잔디밭에 퍼팅연습장을 설치하고 3~4일에 한 번꼴로 라운딩을 즐겼던 골프광다운 선택이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여러 편의 서부영화에 출연한 배우 출신답게 가죽부츠에 쓰이는 생가죽을 뜻하는 ‘로하이드(rawhide)’를 암호명으로 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코드명은 ‘이글(독수리)’이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레니게이드(이단자)’다.

10일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4차 TV토론회장의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스톱힐러리(StopHillary)’였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