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샌드위치론'에 떨게하는 베트남
베트남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보다 싼 인건비,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주력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한국과 중국이 빠진 채 출범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베트남이 참여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베트남의 급부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상무부 고위 관료가 중국 제조업도 기술력에서는 한국에 뒤지고, 인건비 등에선 신흥국에 밀리는 샌드위치 상황을 걱정했다”며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흥국 중에서는 베트남이 가장 위협적이란 말을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는 나이키의 세계 최대 생산공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인텔의 반도체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의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설비를 옮겼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공장이 늘면서 베트남의 수출은 세계 교역량 감소 속에서도 ‘나 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베트남의 수출액은 1345억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베트남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19.2%에 달했다. 이 기세라면 머잖아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의 점유율이 중국산(産)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협상이 타결된 TPP에 따라 미국·일본 시장에서 관세 인하 혜택을 보려는 외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더 활발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OTRA 관계자는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평균 70% 정도 싸고, 젊은 노동력이 풍부해 매력적”이라며 “다만 TPP 가입을 계기로 노동조합 결성이 활발해져 임금이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