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상태서 심리치료 받아야…남아공 대법원은 내달 '살인죄' 심리

여자 친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가 석방 예정일보다 하루 앞선 19일(현지시간)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남아공 교정 당국은 이날 밤 피스토리우스가 석방됐으며 그가 가택 연금에 처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현지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피스토리우스 가족 대변인도 20일 피스토리우스가 복역하기 전 살았던 프리토리아의 삼촌 집 앞에서 성명을 내고 "가족은 오스카가 집에 돌아온 것에 기뻐하고 있다"며 "오스카는 지금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변인은 "오스카의 선고 형량은 줄어들지 않았다"며 "그는 가석방 조건을 엄격히 준수할 것이며 앞으로도 형벌을 받는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스토리우스는 형량이 무거운 살인죄가 아니라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로 인정돼 5년형을 선고받아 작년 10월 20일부터 복역 중이었다.

따라서 1년만에 석방된 피스토리우스는 남은 재판에서 선고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4년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야 한다.

그가 석방 예정일 전날 밤 갑자기 풀려난 것은 피스토리우스의 출소 장면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몰려들어 호송 절차가 번잡해질 것을 피하려는 교정 당국의 의도로 보인다.

남아공 교정국 대변인은 "교도소 관계 당국이 정문 주변에서 취재 경쟁에 따른 무질서를 피하고자 이같은 조치를 했다"며 "그러한 조치는 그들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서는 5년 이하 형량의 경우 6분의 1을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어 피스토리우스는 이미 가석방 자격을 갖췄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지금 풀려났더라도 남은 복역 기간인 2019년 10월20일까지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하고 무기류를 소지할 수 없는 등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교정 당국은 밝혔다.

다만, 피스토리우스가 스포츠 훈련을 할 수 없다고 못박지는 않았다.

남아공 검찰은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가 기각된 것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해 내달 3일 상고심이 시작된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피스토리우스는 최소 15년을 복역해야 한다.

피스토리우스는 2013년 2월 프리토리아 동부의 자택에서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 스틴캄프(당시 29세)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으나 '외부인의 침입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과실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았다.

의족을 단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로 유명세를 탔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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