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식시장이 급락한 이후 채권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거품 붕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채권시장은 지난 6월 중순 상하이 증시가 폭락한 이후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몰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채권시장의 순발행액은 총 8조7000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급증했다.

이 기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회사채였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금지했던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권발행을 작년 말 허용한 영향이 컸다. 또 재정난에 빠진 지방정부의 원활한 채권만기 연장을 위해 중국 정부가 2조위안 규모의 채권차환발행을 허용한 것 역시 채권발행 급증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 금리는 갈수록 하락(채권가격 상승)하고 있다. 5년 만기 AAA등급 지방채와 회사채 간 금리 스프레드는 최근 1%포인트 이하로 사상 최소폭으로 좁혀졌다. AAA등급 회사채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뱅크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증시까지 급락하자 투자자들 입장에선 채권 이외의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저우 애널리스트는 특히 일부 기관투자가가 매입한 채권을 환매조건부로 매도한 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다시 채권을 매입하는 환매조건부 거래 규모가 올 들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늘어난 것은 향후 채권시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