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총기에 무감각해지고 있어" 개탄

1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의 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총기 난사에 무감각해지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총기난사 사건 소식을 보고받은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일상이 되어가는 총기사건 해결을 위해 이제 정말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침울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에도 이런 사건과 관련해 얘기했다"고 개탄하면서 단지 생각과 기도, 바람만으로는 추후 또 발생할지 모를 유사한 사건들을 결코 막아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누군가의 손에 총이 이토록 쉽게 쥐어지지 못하도록 법안을 바꿔야 한다"고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사건의 범인들은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미국은 지구 상에서 이런 사람들이 대규모 총기 사건을 일으키는 유일한 나라"라면서 결국 이러한 사건들이 총기 허용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리건 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실에서 20세 남성으로 알려진 범인이 총기를 난사해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강한 톤으로 총기 규제 필요성을 거론한 것은 지난 6~8월 발생한 끔찍한 총기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이번 사건이 또 일어났기 때문이다.

8월26일에는 버지니아 주의 지역 방송사 기자 2명이 생방송 도중 같은 방송사 전직 직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고, 7월23일에는 루이지애나주의 한 극장에서 백인 남성이 총을 난사,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또 7월 16일에는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무슬림 청년이 해군 시설에 총을 난사해 군인 5명이, 6월 17일에는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 딜런 루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 총을 난사해 흑인 9명이 각각 사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총기 사건을 막고자 총기 규제를 역점 과제로 추진해왔으나 공화당과 총기협회의 강한 반발과 미지근한 여론에 밀려 실현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