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 첫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조성하고 유엔 발전기금으로 10억달러(약 1조1940억원)를 내놓겠다는 ‘통 큰’ 구상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사태의 해법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시 주석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새로운 유엔 평화유지군 체제에 동참하고, 솔선해서 상설 평화유지 경비부대를 구축하겠다”며 “8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조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유엔 평화발전기금’으로 앞으로 10년에 걸쳐 10억달러를 제공해 유엔사업을 지원하고 다자협력사업을 촉진하겠다”며 유엔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또 5년 안에 아프리카연합(AU)에 1억달러 상당의 군사원조를 무상 제공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상비군과 위기신속대응부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약 1년 만에 만난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사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먼저 기조연설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독재자’로 언급한 후 “엄청난 유혈사태와 대학살을 거친 뒤에는 내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아사드 정권 퇴진을 주장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는 시리아 정부와 군대에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오직 아사드 대통령의 군대와 쿠르드족 민병대만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및 다른 테러단체들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유엔본부=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