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는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난민 12만명 분산 수용안을 승인했다.

유럽의회는 긴급 표결에서 찬성 372, 반대 124, 기권 54로 그리스, 이탈리아, 헝가리 등 난민 유입국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분산 수용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14일 열린 EU 각료회의는 동유럽 국가의 반대로 난민 할당안 합의에 실패했다.

유럽의회의 이날 표결은 EU 집행위 제안에 힘을 실어주고 EU 회원국들에 대해 합의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회는 지난 10일 난민 강제할당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유럽의회 결의는 또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유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EU, 유엔, 미국, 아랍 국가, 그리고 비정부기구(NGO)가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EU 28개 회원국 내무장관들은 오는 22일 난민 할당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유럽의회가 난민 할당 문제의 시급성을 이해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유럽의회 국정연설에서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로 들어온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융커 위원장은 기존의 난민 수용 목표 4만명에 더해 12만명을 추가로 수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이를 EU 회원국에 강제 할당할 것이며 이에 대해 EU 각료회의에서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EU 집행위의 이 제안에 대해 서유럽 국가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동유럽 국가들이 즉각 이를 거부하는 등 갈등 양상이 불거졌다.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