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신제품입니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이폰 신제품입니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 아이패드프로, 애플TV, 애플워치까지….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애플 임원진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작심이라도 한 듯 새로운 스마트 기기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 아이폰에 적용된 ‘3차원(3D) 터치’ 기능(누르는 압력에 따라 3단계로 터치 명령을 인식하는 기능) 등은 혁신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나돌던 소문 이상은 아니라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도 애플에는 부담이다. 이날 신제품 공개 뒤 애플 주가가 1.92% 떨어진 110.15달러를 기록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3D 터치 등 기능 업그레이드

애플이 이날 발표한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는 전작인 아이폰6 시리즈와 화면 크기(각각 4.7인치와 5.5인치), 해상도, 디자인 등이 같다. 색상에서 변화를 꾀해 기존의 골드, 실버, 스페이스그레이 외에 여성 취향의 로즈골드를 추가했다.

'한방' 없었던 새 아이폰…'3D 터치'로 차별화
기능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사용자의 터치 압력에 따라 명령을 다르게 인식하는 3D 터치 기능이다. 살짝 대기만 하는 ‘탭’과 약간의 힘을 가하는 ‘누름’, 더 힘을 줘 꾹 누르는 ‘깊이 누름’ 등을 구분해 인식한다. 예컨대 이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살짝 누르면 받은 편지함이 뜨면서 발신자, 제목, 본문 앞부분 등의 정보가 보인다. 여기서 이메일을 하나 골라 가볍게 누르면 미리보기 기능이 작동하고, 좀 더 세게 누르면 화면이 튀어나오면서 이메일 전체 내용을 보여주는 식이다.

카메라 앱은 가벼운 터치보다 다소 강한 압력으로 누르면 셀프카메라 화면으로 곧장 이동한다. 앞으로 3D 터치를 활용해 앱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한방' 없었던 새 아이폰…'3D 터치'로 차별화
아이폰 6s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도 향상됐다. 고화질 동영상 촬영기능을 탑재했고 앞·뒷면 카메라 화소를 부쩍 키웠다. 뒷면 카메라는 기존 800만화소에서 1200만화소로, 앞면 카메라는 기존 120만화소에서 500만화소로 높였다. 제품 출시는 오는 25일부터다. 미국 중국 영국 등 12개국에서 1차로 판매한다. 한국은 이르면 다음달 말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일러스 펜 ‘애플 펜슬’ 주목

애플은 화면 크기를 12.9인치로 키운 태블릿PC ‘아이패드프로’도 발표했다. 기존 아이패드에어(9.7인치), 아이패드미니(7.9인치) 등보다 화면을 늘려 편리성을 높인 제품이다. 아이패드프로의 전용 키보드인 ‘스마트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펜인 ‘애플 펜슬’ 등도 선보였다. 애플 펜슬에는 사용자의 누르는 힘은 물론 위치와 기울기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센서도 탑재했다.

신형 애플TV도 주목받았다. 새 애플TV는 셋톱박스에 블루투스로 연결해 조작할 수 있는 ‘터치 리모컨’을 도입했다. 이 리모컨은 닌텐도의 ‘위(Wii)’ 게임기처럼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한다. 애플TV에 게임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인 ‘시리’를 활용해 영화나 TV시리즈를 추천받을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쿡 CEO는 애플TV를 공개하면서 “TV의 미래는 앱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맥루머는 “새 애플TV가 혁신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시리 기술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와이어드는 ‘다른 회사가 이미 선보인 제품들 출시한 애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마트 키보드나 애플 펜슬이 다른 회사 제품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