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원유 '울상'…스마트폰·여행·럭셔리 소매분야 '미소'

중국의 증시 폭락과 경기 부진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망했다.

'중국발 쇼크'로 인한 공포가 전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일부 업종은 중국발 쇼크를 끄떡없이 견뎌낼 것이라는 얘기다.

이 신문은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침체로 기반산업 관련 업종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요가 많았던 철강, 에너지, 건자재, 전자장비 등 업종의 '중국 공급선'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 내외를 오가던 호황기에 엄청난 중국 특수를 누렸던 분야들이다.

반대로 엄청난 인구에서 비롯되는 구매력에 바탕을 둔 소매 관련 업종은 중국발 파고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내 경기 부진에도 중국내 소비여력이 여전히 엄청나게 큰 덕분이다.

이런 덕분에 중국과 거래처를 터놓고 있는 외식업, 식품업,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호황을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럭셔리 상품 분야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절대강자인 애플, 여행용 가방을 만드는 샘소나이트 등도 여전히 중국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의 폴크스바겐의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고, 이런 판세를 당분간 깨지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명품이라 불리는 럭셔리 상품의 중국내 매출도 여전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2011년 중국의 럭셔리 상품 시장은 전년보다 30%나 불어난 414억6천만 달러 수준에 달했다.

2012년에는 전세계 럭셔리 상품 시장에서 중국이 점하는 비중이 무려 25% 수준에 달했다.

이탈리아의 명품업체, 조지오 아르마니의 경우 중국내 점포가 무려 300개나 된다.

간판 상품 아이폰을 내세워 중국을 공략하는 애플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난 132억3천만 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여행용품 업체 샘소나이트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의 매출이 무려 30%나 늘었다.

이런 덕분에 이 회사의 전체 매출은 12억 달러에 달했다.

이런 정도라면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이 최근 중국발 쇼크가 불거진 직후 "우리는 전혀 상관없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결코 허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처럼 소매 분야의 업황이 여전히 튼실한 상황에서 웬만한 충격에도 이들 업종의 중국내 영업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내 전체 소매시장의 성장률은 2011년 17.2%에 달했다가 지난해에는 12.2%, 올해 7월에는 10.5% 수준에 머물러있다.

해를 지날수록 성장률의 탄성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0%를 넘어서는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철강과 원유 관련 산업은 중국의 수요 위축으로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세계 1위의 철강업체 BHP빌리튼은 중국의 새로운 철강 수요를 당초 10억∼11억톤에서 9억3천500만∼9억8천500만톤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철강의 연간 생산량이 8억톤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철강이 넘쳐나는데다 중국 경기마저 부진해지자 전세계 철강 단가는 2011년 1톤당 190달러 선에서 지금은 50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원유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유업체 쉐브론의 경우 저유가 등으로 올해 2분기에 전체 매출이 20억 달러가량 줄었다.

원유 업황이 크게 위축된 것은 주로 저유가때문이지만, 중국내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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