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법안들이 의회에서 처리됐다. 조만간 공식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 의원들의 이탈표가 대거 발생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

그리스 의회가 16일(현지시간) 새벽 실시한 부가가치세 인상과 연금 삭감, 통계청 독립성 강화, 재정 지출 자동삭감 등 4개 법안에 대한 표결에서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29명이 찬성했다.

표결에서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강경파인 '좌파연대' 소속과 국민투표 후 사임했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 등 39명이 반대(32명)와 기권(6명), 불참(1명) 등으로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았다.

반면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보수 성향의 제1야당인 신민주당(ND), 중도 성향의 제3야당 포타미 등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13일 그리스에 3년 동안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협상을 개시하는 조건으로 그리스에 15일까지 4개 법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그리스가 이날 의회 처리로 협상 개시 조건을 충족함에 따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날 전화회의를 열고 협상 개시와 단기 자금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동의할 수 없는 협상안에 합의하는 것과 무질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볼프강 쇼이블레(독일 재무장관)의 계획인 그렉시트(Grexit)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며 찬성표를 호소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정부부채의 만기를 30년 연장하는 등의 부채 경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번 협상에서 채무 재조정을 얻어냈다고 강조했지만 당내 강경파를 설득하지 못해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리자의 좌파연대를 이끄는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장관 등은 드라크마화(유로존 가입 전 화폐) 복귀 등을 요구하며 협상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반대가 예상됐다.

나디아 발라바니 재무차관 역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의원들 외에도 시리자 중앙위원회 위원 201명 가운데 107명은 전날 합의문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시리자의 내분이 격화했다.

전날 그리스 공공 부문 노총은 긴축 정책을 수용한 합의문에 항의하는 24시간 파업을 벌였으며,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에는 1만2000여명이 모여 긴축 반대를 촉구했다.

그리스 약사협회도 합의안에 약국 면허와 일반의약품(OTC) 개방이 포함된 것에 항의해 전날 약국 문을 닫고 아테네 시내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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