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 "구제금융 가능성 오히려 커졌다고 볼 수도"

독일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만 열리고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취소되는 등 그리스 해법 마련의 진통이 이어지는 주된 배경으로 그리스 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이들 회원국의 불신을 지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연될지언정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전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날 회원국간 합의 도출을 위한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고 EU 정상회의를 접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FAZ는 익명의 EU 관리들을 인용해 유로존 국가들만의 합의조차도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취소한 것이라고 부연하고, 전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몇몇 장관들이 국민투표 이후의 그리스 정부에 대한 신뢰 훼손을 거론했음을 짚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구제금융 가능성이 커진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결정하려면 EU 정상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판단 근거를 덧붙였다.

타게스슈피겔은 몇몇 국가들이 그리스의 개혁 실행 계획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면서 거듭 불신을 표시했다고 거론하면서, 이날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유로화 담당 집행위원이 EU 집행위가 (회원국들의 합의를 기반으로) 3차 구제금융 협상 권한을 위임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들었다.

슈피겔온라인 역시 "EU 집행위가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구제금융을 제공하기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위임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는 돔브로브스키스 부위원장의 언급을 진통의 사유로 예시했다.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그리스에 대해 금주부터 곧바로 개혁 과제를 실행하면서 신뢰를 쌓아나가라고 회원국들이 압박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날 선행되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EU 정상회의 취소 등 진통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