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SDR 편입 위한 포석 가능성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가 더는 저평가돼 있지 않다고 밝힘에 따라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IMF의 데이비드 립튼 수석 부총재는 26일(현지시간) 내놓은 성명에서 "지난 1년간 진행돼온 절상이 위안화 환율을 더 이상 저평가되지 않은 수준으로 옮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2~3년내 사실상 변동환율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IMF의 이런 견해는 위안화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미국 재무부의 판단과는 다른 것이다.

미국은 최근 위안화의 절상을 환영한다면서도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기존의 평가를 유지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이나 여타국 대비 중국의 무역흑자가 그 증거라는 것이다.

위안화는 10년 전 좁은 범위에서의 변동이 허용된 이후 달러화에 대해 25% 올랐다.

지난해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음에도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농업은행의 리서치 공동책임자 바니 람은 "IMF의 언급은 위안화가 IMF의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숙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 야오 웨이는 "위안화가 더 이상 저평가돼 있지 않다는 평가는 이미 시장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평가"라며 "IMF의 언급은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립튼 부총재는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IMF는 SDR 편입 기준을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freely usable)' 통화로 제시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IMF가 위안화 편입 결정에 상당한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SDR에 편입된 통화는 '완전한 태환(freely convertible)'이 가능하지만, 위안화는 그렇지 않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슈앙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적 관점의 간단한 결정이 아니라 정치성이 더 결부돼 있다"면서 "미국 정부에 크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IMF에서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낸 바 있는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IMF의 언급은 "위안화가 상당 부분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평가의 포석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MF는 중국 정부와 협력을 통해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돼야 한다는 근거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돼야 하는지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번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전했다.

IMF의 SDR 편입 심사 결과는 오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런던·서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정선미 기자 jungwoo@yna.co.kr, sm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