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하르츠 前 독일 노동시장개혁위원장
[독일 노동개혁의 교훈] "독일 정치인, 표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 이끌어냈다"

“경제 주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엄격하게 정하는 것이 ‘하르츠 개혁’의 핵심입니다.”

페터 하르츠 전 독일 노동시장개혁위원장(사진)은 21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독일 하르츠 노동개혁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만의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정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2~2005년 노동시장개혁위원장으로서 독일의 노동개혁을 이끌었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의 의미를 자신의 경험을 들어 설명했다. 그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에서 인사업무를 맡았던 1994년 폭스바겐은 경영난으로 3만명을 해고해야 했다. 그는 근무시간을 주 4일로 줄이고 급여도 낮추는 방식으로 해고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해고를 당할 것인가, 아니면 덜 일하고 돈을 덜 받을 것인가 사이에서 근로자들은 후자를 선택했다”며 “후자가 폭스바겐 근로자들의 감당할 수 있는 한계였다”고 설명했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정치인들도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정해야 타협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표를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합의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의 노·사·정 합의에 대해서는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상대를 자극하는 주제를 가져가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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