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상회담서 언급…"내주 방일 푸틴 측근과 회동 검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내 일본 방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때 "일본에게는 이웃인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중러 양국이 협력해서 미일 등과 대립하는 자세가 불필요하게 강해지면 동아시아는 불안정하게된다"며 "푸틴과의 대화는 단호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미일 등 주요 7개국(G7)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대 러시아 압박을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 제언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일 초청 계획과 함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계획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의 방일 초청 시기에 대해 미일간에 논의하자는 반응을 보였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미국 측에서 푸틴의 방일을 계기로 대러 압박의 공동보조가 흐트러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러일간 영유권 갈등지역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푸틴과의 회담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아베 총리는 작년 11월, 베이징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2015년 적절한 시기'에 푸틴의 일본 방문을 추진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20∼21일 문화교류 행사 참석차 방일하는 푸틴 측근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하원 의장과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열린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대(對) 독일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미국 방문(4월 26일∼5월 3일) 전에 정부 대변인을 통해 불참 사실을 발표했다.

이는 방미 성공을 위해, 러시아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를 보여 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