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갈라놓은 히타치와 샤프
'삼성의 반도체 교사' 샤프, LCD 고집 '적자 늪'
일본 주요 전자업체 8곳 중 회계부정 문제로 실적 발표를 미룬 도시바를 제외한 7개사가 2014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15일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히타치제작소는 매출이 전년보다 2.1% 증가한 9조7619억엔(약 8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6% 늘어난 6004억엔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가전 반도체 등 선두를 놓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도시시스템, 전력 등 사회 인프라 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한 덕분이다.
미쓰비시전기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구조조정기를 끝내고 성장궤도에 재진입한 파나소닉, 후지쓰, NEC 등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했다.
소니는 올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85억엔으로 159% 급증했지만 구조조정 비용 탓에 1259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1400억엔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기대에 올 들어 주가가 57% 올랐다.
반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샤프는 지난해 2223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샤프는 30여년 전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해 ‘반도체 과외교사’로 불렸던 업체다.
자본금을 5억엔으로 줄이는 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바탕으로 재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소형 LCD 패널사업의 구조조정 없이는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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