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電子 구조조정 후 인프라로 위기 탈출
'삼성의 반도체 교사' 샤프, LCD 고집 '적자 늪'
'혁신'이 갈라놓은 히타치와 샤프

일본 7대 전자업체들이 엔저(低) 훈풍에도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극과 극의 성적표를 내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발 앞서 구조조정에 나선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LCD(액정표시장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샤프는 2년 만에 적자 수렁에 빠져들었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 8곳 중 회계부정 문제로 실적 발표를 미룬 도시바를 제외한 7개사가 2014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15일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히타치제작소는 매출이 전년보다 2.1% 증가한 9조7619억엔(약 8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6% 늘어난 6004억엔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가전 반도체 등 선두를 놓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도시시스템, 전력 등 사회 인프라 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한 덕분이다.

미쓰비시전기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구조조정기를 끝내고 성장궤도에 재진입한 파나소닉, 후지쓰, NEC 등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했다.

소니는 올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85억엔으로 159% 급증했지만 구조조정 비용 탓에 1259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1400억엔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기대에 올 들어 주가가 57% 올랐다.

반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샤프는 지난해 2223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샤프는 30여년 전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해 ‘반도체 과외교사’로 불렸던 업체다.

자본금을 5억엔으로 줄이는 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바탕으로 재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소형 LCD 패널사업의 구조조정 없이는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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