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120억파운드 감축
영국 보수당 정부가 총선거의 압도적 승리를 발판으로 복지예산 축소와 재정 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영국 총리실은 10일(현지시간) 이언 덩컨스미스 노동연금부 장관을 유임한다고 발표했다.

덩컨스미스 장관은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 출범과 함께 노동연금부 장관을 맡아 보수당의 복지예산 축소를 통한 재정적자 감축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자유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2010년 내각과 달리 이번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하게 되면서 복지예산 삭감정책이 한층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머런 정부는 지난 3월 201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300억파운드(약 50조4600억원)의 재정적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년간 복지예산을 120억파운드(약 20조2000억원)가량 줄이고, 정부 부처 지출을 130억파운드(약 21조9000억원) 정도 감축하며, 세금 사각지대를 없애 50억파운드(약 8조4000억원)가량 세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덩컨스미스 장관은 유임 발표 후 “약 120억파운드의 복지예산 삭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복지예산 절감은 푼돈을 아껴서는 이뤄낼 수 없다”며 “국민의 행동 변화를 수반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英 노동부 장관 "지금 쓰고 나중에 갚는 문화 벗어나야"

이언 덩컨스미스 노동연금부 장관은 과거 아동수당을 둘째 아이까지만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적이 있다. 영국 정부는 첫아이를 낳으면 매주 20.5파운드(약 3만4000원)를 지급하고 아이를 한 명 더 낳을 때마다 매주 13.55파운드씩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총선 과정에서 아동 복지에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공약해 아동수당 삭감이 실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유임된 덩컨스미스 장관은 평소에도 ‘복지 포퓰리즘’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2012년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포럼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쓰고 나중에 갚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긴축은 무조건적인 복지 혜택 축소가 아니라 경제 개혁 조치”라고 강조해 주목받았다. 덩컨스미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많은 사람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 그간의 복지 개혁을 끝마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정부는 2010년 집권 후 재정건전화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다. 세수 증대 효과가 큰 간접세를 인상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법인세를 내렸다. 그 결과 보수당이 집권하기 직전인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에 달했던 재정적자는 2014년 말 5.8%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일본 다음으로 재정적자 비율이 높다. 영국 정부는 2018년부터 균형 재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과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 등 핵심 부처 장관 4명도 모두 유임한다고 발표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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