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다시 한번 얼굴을 맞댔다.

러시아 언론과 관영 신화통신 등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하루 앞둔 8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개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올 들어 처음 이뤄진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양자관계 및 국제문제, 상호 관심사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최근 시 주석의 방러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주도하는 '실크로드 경제지대' 건설을 논의하고 차기 중점협력 영역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원유, 가스, 석탄, 발전산업 등과 관련해 다양한 협력문건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핵심은 원유와 가스 협력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최근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와 만나 양국이 장기적인 원유무역 협력과 동부 천연가스 라인 협력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이 사실상 미국을 공동 견제하는 '포즈'도 연출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미국 등의 제재를 받고 있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은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일본, 필리핀 등으로부터 '포위공격'을 받고 있어 러시아와의 군사안보 협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미국이 일본과의 군사적 동맹 관계를 격상하며 '대중 포위망'을 한층 좁힌 가운데 이뤄진 행보여서 미·일을 겨냥한 '반격조치'로도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총 5차례나 회동하며 '중러 신밀월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올해도 최소한 5번 이상의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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