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위해 세계 각지에서 보낸 구호물자가 통관 절차 때문에 공항이나 국경에 발이 묶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구호작업을 일원화한다는 명목으로 민간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산간 오지 피해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제이미 맥골드릭 유엔 네팔 상주조정관은 "세계 각지에서 밀려드는 구호품이 카트만두 공항에 묶여 있다"며 "구호품을 처리하려면 정부가 관세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팔 정부는 지난 1일 방수포와 텐트에 한해서만 수입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으나, 외국에서 오는 모든 물품을 일단 검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맥골드릭 조정관은 "네팔 정부가 평시의 통관 방식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도 2007년 네팔 총리가 재난 상황에서는 구호품을 보다 간단하고 신속하게 통관하도록 한 유엔과의 협정에 서명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행정 절차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인도 국경에도 수백 t의 구호품들이 적체돼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경 지역의 한 세관 직원은 "세금 부과 없이 구호품을 통과시켜도 된다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팔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무부 관리인 수만 프라사드 샤르마는 "어떤 것도 돌려보내지 않았고 구호품에 세금을 부과하지도 않았다"며 "그런 비난은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네팔 경찰이 구호 작업을 중앙으로 일원화한다는 이유로 민간 독지가의 물품을 실은 트럭이 피해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진 피해 지역인 신두팔촉의 한 보건관계자는 이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구호 물품이 '비공식'적인 물품이라는 이유로 당국에 가로막혔다며 "당국은 자신들이 고통을 겪는게 아니기 때문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마을 대부분이 무너진 신두팔촉에는 지난주 한 구호단체가 약간의 방수포와 쌀을 전달해준 것 외에는 어떤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도 방문하지 않았다.

민간단체나 종교재단, 기업 등이 구호물품 수송을 위해 수백 대의 헬리콥터를 빌렸지만, 이들이 수송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전히 구호의 손길을 전혀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한 주민들이 상당수다.

각국의 구호단체들은 "특히 산사태로 길이 막히거나 고지대에 있는 지역들은 거의 방치돼 있다시피 한 상황이라 현재 20여대에 불과한 헬리콥터가 더 투입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네팔 보건당국은 일부 지진피해 지역에서 설사병이 보고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유행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유니세프도 "곧 우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콜레라나 설사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산사태와 홍수의 위협에도 취약해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25일 네팔을 강타한 지진으로 일주일이 지난 현재 사망자는 7040명, 부상자는 1만4123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가운데 651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진 이후 82명의 외국인들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네팔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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