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태운 뉴델리발 카트만두행 여객기 50분 날다 네팔행 포기

네팔 대지진으로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이 폐쇄되면서 인근 인도 뉴델리 등 국외에 머물던 네팔인들이 잇단 여객기 결항으로 귀국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오전 카트만두 공항이 운영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인도 항공사 스파이스제트는 낮 12시30분 뉴델리발 카트만두행 여객기를 이륙시켰다.

이 여객기에는 인도로 출장 온 네팔 기업인들과 지진 상황 취재를 가려는 인도 국내외 언론사 취재진 등 150여명이 탑승했다.

기자도 지진 현장 취재를 위해 서둘러 이 여객기에 올랐다.

하지만 여객기는 카트만두를 향해 50분쯤 날아가다 "강한 여진으로 카트만두 공항이 폐쇄됐다"며 뉴델리로 기수를 돌렸다.

회항하는 동안 여객기 속에서 구체적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승객들은 금세 가족 걱정에 휩싸였다.

네팔 건축회사에서 일하며 며칠 전 뉴델리로 출장 온 람 반다리(48) 씨는 "네팔에 도착하면 가족들 모두 데리고 지진 피해가 거의 없다는 룸비니로 당분간 가 있을 예정이었다"면서 "출발 전 가족과 통화할 때 모두 안전하다고 했는데, 이제는 어떤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에 사는 화장품 무역업자 임란 칸(30) 씨는 "어제 지진 소식을 듣고 아내에게 연락했는데 3시간 동안 전화가 안 돼서 정말 걱정했다"며 "여진으로 공항이 다시 폐쇄됐다니 혹시라도 누가 다쳤을까 겁이 정말 많이 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도지사 소속 레이먼드 정 기자는 "먼저 출발한 기자들과 카트만두에서 합류하기로 했는데 도착은 했는지, 다들 무사한지 소식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전날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네팔과 인근 국가들에서 지금까지 2천명 이상이 숨지고 5천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진도 이어져 인명과 재산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은 지진 발생 직후 바로 폐쇄됐다.

공항은 25일 야간부터 다시 운영을 시작했으나 26일 오후 1시께 규모 6.5의 여진이 발생하자 다시 폐쇄했다.

카트만두 공항측은 여진 추이를 보고 운영 재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