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정상회담 하루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각료가 23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마타니 에리코(山谷えり子) 국가공안위원장이 이날 오전 참배했다고 밝혔다.

그는 21일부터 시작된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이해 아베 내각의 각료로서는 야스쿠니신사를 처음 참배했다.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총리는 이번 제사에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인 '마사카키'(眞신<木+神>)를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의 단골 참배객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등은 아직은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각에서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고려해 보류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 날 아베 내각의 각료가 기다렸다는 듯이 참배를 한 것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피해를 본 국가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봄·가을 제사와 일본 패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해 온 초당파 의원연맹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00명 이상은 22일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결과에 따라 사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일본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6천여 명이 합사됐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