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왼쪽)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DC신화연합뉴스
김용 세계은행 총재(왼쪽)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DC신화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미국의 예고된 금리 인상과 관련, “신흥국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국의 엇갈린 통화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총회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한 뒤 1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제 수장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국이 정책 기조를 신중히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외신들은 사실상 미 중앙은행(Fed)에 대해 금리 인상에 신중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했다.

G20 경제 수장들의 이런 요구는 Fed가 올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일본과 유럽은 양적 완화 정책을 지속하는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려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IMF는 이와 관련, Fed가 시장 예상보다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거나 빠른 속도로 인상할 경우 장기 금리 급등을 불러와 자산시장과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에서는 올 1분기 미국 경기회복세의 일시적 둔화(소프트 패치) 등으로 인해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됐던 6월에서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G20 경제 수장들은 공동선언문에 한국의 제안으로 거시건전성 조치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Fed의 금리 인상 여파로 급격한 자본이동이 나타났을 때 신흥국이 자본유출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선진국이 이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IMF의 최고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별도 공동선언문에서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속도는 완만하고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환율 및 자산가격의 급변동,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이라고 지적했다. IMFC는 세계 경제의 최대 과제는 성장 잠재력 확충이라면서 인프라 투자를 효율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