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대화'서 경제 및 대외정책 등 설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제재와 루블화 약세, 저유가 지속에 따른 자국 경제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TV 방송으로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루블화가 안정세를 되찾고 전문가들도 러시아 경제가 최악은 벗어난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이 특히 제재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우리에게는 충분한 자원과 능력이 있다. 러시아 경제는 앞으로 2년 이내에 혹은 더 빨리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작년 재정 적자가 0.5%였던 것을 상기하며 "큰 폭의 적자를 막으려고 애쓰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늘 것"이라며 "3.7%까지는 허용 가능한 범위"라고 설명했다.

푸틴은 "긴축재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나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고통을 줄 수는 없다"면서 "경제위기에 따른 실업률 증가를 막고자 820억 루블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경제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푸틴은 보리스 넴초프 피살과 관련한 의혹을 일축하면서 "비록 넴초프가 과거에 종종 나를 비난했지만, 그와는 정말 가깝게 지냈다.

범인을 찾으려고 당국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법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야권은 자신들의 권리와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단지 판단은 국민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뒤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군대는 없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일 일도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금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며 "포로셴코는 당선 후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으나 결국 전쟁을 택했다"고 날을 세웠다.

대이란 미사일 수출에 대해서는 최근 핵협상이 잠정 타결된 점을 들어 기존 계약에 따라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은 "2007년 이란과 수출 계약을 했고 이후 2010년 이란의 핵 문제로 계약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핵 문제는 당사국간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런 대이란 미사일 수출 방침은 이란 제재를 일정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또 다른 갈등의 도화선이 될 조짐이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알렉세이 쿠드린 전(前) 재무장관은 "현 경제정책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쿠드린은 앞서 "3~4년에 걸쳐 1천500억~2천억 달러를 크림 병합 대가로 치러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경제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과의 대화는 푸틴이 집권 후 해오는 연례행사로 사전수집 및 즉석에서 쏟아지는 국정 현안 및 기조에 대한 질문에 푸틴이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행사는 시작 3시간 만에 3백만 개 이상의 질문이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일부에서는 이 행사가 푸틴 정권의 정책 홍보수단이라는 지적도 있다.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mtkht@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