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회사들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장기적으로 위안화를 미국 달러화 못지않은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금융회사들의 해외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2009년부터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해왔다. 세계 무역거래나 금융투자 등에서 위안화가 널리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위안화 무역결제 허용, 중국 본토 주식 및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투자한도 확대 등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작년에는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뉴질랜드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한국 원화 등과의 직거래를 개시했다. 아울러 한국 프랑스 독일 등 9개국과 새로 역외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운영에 합의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를 시행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본토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조치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안화로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많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세계 무역 및 직접투자 결제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월 0.25%에서 지난 2월 1.81%로 확대됐다. 최근 3년간 위안화 결제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권용준 한국은행 홍콩사무소 소장은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로 세계 각지에서 위안화 청산·결제 인프라가 확대되고 외국인들의 중국 내 주식 및 채권 투자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힘입어 중국 금융회사들 역시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