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 평화합의' 이행여부에 따라 다음 정상회의서 결론 날듯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의 러시아 제재 연장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합의'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불안한 휴전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휴전협정 준수 여부가 제재 연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은 지난달 12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내전의 휴전과 중화기 철수 등의 평화안에 합의했다.

19∼2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오는 7월말 시한이 종료되는 EU의 러시아 경제 제재 연장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피격 추락해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EU는 러시아의 금융, 방위, 에너지 산업 분야의 유럽내 활동을 제한하는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우크라이나 내전 당사자들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나 기존 제재의 연장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16일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는 민스크 평화합의의 완전한 이행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항상 말해온 것처럼 중대한 휴전 위반이 발생하면 추가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방문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법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며 6월 정상회의에서 민스크 평화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한 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 추가 제재와 제재연장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투스크 의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EU 지도자들이 러시아 제재 유지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크스 의장은 16일 이탈리아 언론 회견에서 "EU는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이 엄격하게 이행되고 우크라이나가 국경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제재와는 별개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는 계속된다.

EU 정상회의에 앞서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병합 1주년을 맞이해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EU 외무회의 성명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으며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은 국제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며 국제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을 지지하기 위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크림 공화국을 무력 점거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크림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켰다.

EU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 이후 러시아 관련자 및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에 대해 수차례의 제재를 부과했다.

EU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 책임이 있는 150명의 개인과 37개 단체에 대해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EU 각료이사회는 지난 13일 EU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이들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오는 9월 15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