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자본계획 조건부 승인…2곳은 불허…'월가 저승사자' 된 타룰로 Fed 이사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뉴욕 월가의 초대형 금융회사 사이에서 대니얼 타룰로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사진)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다.

타룰로 이사는 월가 개혁을 위해 버락 오바마 정부가 임명한 인사로, Fed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31개 대형 은행의 재무건전성평가(스트레스테스트)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이다.

이날 Fed는 도이치뱅크와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미국 법인 2곳만 탈락시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해서는 조건부 승인 판정을 낸 뒤 나머지 28개 은행의 자본계획을 모두 승인했다. 하지만 지난주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6대 은행 중 3곳은 Fed의 지적에 따라 최소 자본 요건을 충족하는 계획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간신히 Fed의 문턱을 넘었다.

대형 금융회사는 자신들에게만 징벌적 조건을 강요한다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Fed는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금융회사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며 원칙을 고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9년 1월 월가 개혁을 위해 임명된 타룰로 이사가 중앙집권적 Fed 체제를 구축하면서 그동안 월가를 상대했던 뉴욕연방은행의 권한도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Fed의 이번 승인으로 씨티그룹은 71억달러, JP모간은 64억달러, 모건스탠리는 31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조건부 승인을 받은 BoA는 9월 말까지 수정계획을 다시 제출해 합격 판정을 받아야 4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