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유통 이어 이번엔 입점사 허위 매출 파문

실적도 부진…주가 30% 떨어져
작년 9월 미국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실적 부진, 위조 제품(짝퉁) 판매, 입점 업체들의 판매 실적 조작 등의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알리바바

○주가 최고가 대비 약 30% 급락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 대비 2.9% 급락한 81.58달러에 마감했다. 상장 이후 최저치로, 작년 11월10일 기록한 최고점(119.15달러) 대비로는 31.53% 하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서 온라인 판매상들이 판매 실적을 조작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WSJ에 따르면 타오바오에 입점한 온라인 판매상 사이에서는 외부 업체를 고용해 허위 매출을 일으키고, 이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내용의 구매 후기를 올리도록 하는 일명 ‘브러싱(brushing)’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오바오에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검색할 때 온라인 판매상이 만든 홈페이지가 얼마나 상단에 노출되는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이때 각 온라인 판매상의 매출 규모가 홈페이지의 노출 위치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짝퉁 판매에 입점업체 매출 조작 논란

알리바바 주가는 작년 9월18일 상장 이후 수직 상승해 단숨에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한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종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영향이 컸다.

중국 공상행정총국은 지난 1월 공개한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행정지도 백서’에서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짝퉁’이 범람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측은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리바바가 공상행정총국의 조사 방식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연출하자 “알리바바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사건 직후 공개된 알리바바의 작년 4분기(10~12월)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알리바바의 4분기 매출이 44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매출은 4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최근 들어선 해외 사업에서도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 산하 투자위원회는 지난 3일 알리바바 대만 현지 법인에 대해 3800달러의 벌금과 6개월 내에 요구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2008년 알리바바가 대만에 진출할 당시 중국 회사임에도 싱가포르 소재 법인으로 등록한 것이 대만의 실정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뉴욕 소재 투자자문사 오펜하이머앤드코의 엘라 지 애널리스트는 “최근 각종 논란으로 알리바바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회의하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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