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한시적 지상군 투입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IS에 억류됐던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26)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이라크 정부군이 IS에 밀리자 그동안 지상군 투입을 반대하던 오바마 대통령이 태도를 바꾼 것이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11일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한시적 지상군 투입이 포함된 ‘병력사용에 대한 승인(AUMF)’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가 AUMF를 표결하면 2002년 이라크 전쟁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상군의 공격 대상은 IS로 한정되고 투입 기한은 3년으로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AMUF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의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새해 국정연설에서 AMUF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공화당 대권 주자인 랜드 폴(켄터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은 AUMF 승인에 찬성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의 IS 격퇴 작전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IS 소속 ‘사이버 칼리페이트’의 해커들은 오바마 대통령 가족에게 테러 협박을 했다.

전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트위터를 해킹한 이들은 “미국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IS 대원을 살해하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의 사이버 보안시스템을 파괴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해커들은 “미셸 오바마는 유혈이 낭자한 밸런타인데이를 맞을 것”이라며 “당신은 물론 남편과 딸을 지켜보고 있다”는 협박 문구도 올렸다. 조지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들어갔다”며 “오는 14일 실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