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감자 교환 '비공식' 선례 있어

요르단 정부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정한 시한에 임박해 28일 오후(현지시간) IS에 잡힌 자국 조종사와 수감 중인 테러범을 교환하자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IS는 전날 오후 유포한 마지막 메시지에서 교환을 요구하는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를 24시간 내 석방하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와 일본인 인질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IS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씨와 알리샤위의 일대일 맞교환을 다시 언급했다.

IS는 이 교환을 성사시키기 위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전략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메시지를 녹음한 고토씨가 "나의 자유를 막는 장벽은 요르단 정부라고 (IS로부터) 들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즉, IS는 알리샤위의 석방 권한이 있는 요르단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 요르단 조종사를 이번 인질극에 끌어들인 셈이다.

협박의 직접 당사자가 돼버린 요르단 정부는 그야말로 '고육지책'을 썼다.

IS에 잡힌 자국 조종사와 일본인 인질 2명이 모두 석방된다면 현재로선 최상의 결과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국 조종사의 생명을 우선순위로 뒀다.

맹방인 미국의 반대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조종사와 수감자를 교환하겠다는 제안을 IS에 전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요르단 정부의 이런 결단은 자국 조종사를 살려야 한다는 국내 여론에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다시 IS에 돌아간 셈이다.

요르단 정부의 새 제안으로 IS로선 '묘한 지점'에 떨어지긴 했지만, 통상 테러단체가 벌이는 인질극의 협상 주도권이 이들에게 있다는 점에서 IS가 자신이 던지지도 않은 요르단 정부의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일본인 인질은 프리랜서 언론인인 반면 요르단 조종사는 IS 공습 작전에 직접 가담한 만큼 IS는 이들 두 인질을 '등가'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

IS가 이런 이유로 요르단 정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요르단 정부도 수감자를 석방할 명분이 없어지면서 2개국이 엮인 이번 인질극의 상황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거물급' 테러범인 알리샤위의 석방이 IS의 당면 목표인 만큼 요르단 정부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

어차피 요르단 정부가 알리샤위를 석방하면 인질을 풀어주겠다는 게 IS의 입장인 터라 그 반대급부가 일본인 인질이 아닌 요르단 조종사여도 이들에겐 별다른 손해가 없다.

비공식적이지만 IS가 수감자와 인질을 교환한 사례도 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9월 이라크 모술 주재 총영사 등 자국 인질 46명을 구출하는 작전을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언론들은 인질 교환에 따른 석방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터키 인질 49명이 풀려나는 대신 시리아 반군 리와알타히드가 억류한 IS 포로 50여명을 풀어줬다고 전했다.

리와알타히드는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의 분파로 IS와 여러 차례 접촉 끝에 인질 석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부 성향의 터키 일간지인 예니샤파크도 당시 인질 석방 과정에서 "IS에 중요한 이름들이 사용됐다"며 인질교환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스탄불·두바이연합뉴스) 김준억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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