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압승 아베의 '통 큰' 선물…내년 법인세 2.5%P 내린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과 정부가 내년 법인세를 2.5%포인트가량 인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지난 14일 열린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이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신 세금을 깎아주는 ‘통 큰’ 선물을 내놨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경제정책)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의 일환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세제조사위원회는 15일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30일 발표하기로 했다.

여당은 이날부터 정부가 제출한 2.43%포인트 인하안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3월 기준 일본의 법인세 실효세율(도쿄도 기준)은 35.64%로 이번 인하폭이 확정되면 33%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일본 정부는 6월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을 내놓으면서 “법인세를 수년 내 20%대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5년에 걸쳐 29%까지 낮추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연간 인하폭에는 이견을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법인세 인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세수 확보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자민당 내에서는 내년부터 2년에 걸쳐 2.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에 대한 일본 국민의 재신임을 계기로 여당도 내년에 2.5%포인트가량 한꺼번에 내리는 것을 용인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자민당 세제조사위원회는 2016년에도 법인세를 2.5%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2~3년간 일정표도 함께 공표할 예정이다. 여당은 대신 기업의 사업 규모 등에 따라 과세하는 ‘외형표준과세’를 확대하고 대기업의 결손금 이월 공제를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는 연기하기로 했다.

이 밖에 부모와 조부모로부터 받을 수 있는 주택 구입 자금의 비과세 한도를 1500만엔으로 올리고,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 가입 한도를 확대하며, 맥주 관련 주세도 바꿀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