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철회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40일째로 접어든 6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 까우룽(九龍)반도 몽콕(旺角)에서 경찰관에게 반복적으로 휴대전화 플래시를 비춘 시위 참가자 등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린 뒤 3명을 체포했다고 TVB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시위대의 체포를 저지하던 일부 시위 참가자가 경찰관에게 맞아 부상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앞서 저항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Guy Fawkes) 가면을 쓴 시위대 100여 명은 5일 밤 몽콕의 점거 지역 내에서 '진정한 보통 선거 쟁취', '행정장관 사퇴'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같은 날 밤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에서도 포크스 가면을 쓴 50여 명이 경찰과 대치하다 해산했다.

포크스는 가톨릭 탄압에 항의해 1605년 11월 5일 영국 의회를 폭발시키려다 발각, 이듬해 1월 처형당한 인물이다.

체제 전복을 위해 싸우는 내용의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소재가 되면서 전 세계 반정부 시위대에 저항의 상징이 됐으며, 매년 11월 5일 세계 각지에서 콧수염이 그려진 포크스 가면을 쓴 시위대의 시위나 행사가 열린다.

한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부친이 경찰관이었기 때문에 경찰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각종 시위와 범죄에도 질서 유지에 힘쓰는 경찰관의 노고를 위로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