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로 취급받아 병원에서 격리돼 치료 중인 여자 간호사가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뉴저지 주의 '21일간 의무 격리 치료' 조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에볼라 창궐 3개국 중 하나인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의료 봉사 활동 후 2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뉴저지 주의 의무 격리 치료 명령에 따라 격리된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는 26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환자로 취급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성토했다.

아울러 자신을 '감옥'에 밀어 넣은 것은 비인도적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 주, 뉴저지 주, 일리노이 주는 에볼라 확산을 막고자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발병 주요 3개국에서 에볼라 감염·의심 환자와 접촉한 뒤 귀국한 모든 의료진과 여행객에 대해 24일부터 의무 격리를 명령했다.

이는 연방 정부의 지침과 무관한 주 정부들의 자체 명령이다.

이 명령의 첫 번째 대상자가 된 히콕스는 두 차례나 에볼라 감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음에도, 현재 유니버시티 병원 격리 시설에 갇혀 있다.

히콕스는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좀 더 나은 계획과 심사숙고 없이 이뤄진 정치인들의 반사적인 반응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국민 건강과 관련해서도 건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에볼라 대책은 정치인이 아닌 보건 전문가가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CNN 방송이 히콕스의 발언과 함께 전한 격리 치료 시설 사진을 보면, 그는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생활을 하고 있다.

종이 재질의 환자복을 착용하고 천막 안 중앙에 자리 잡은 병상에 누워 지내는 그는 자신의 짐가방에 손댈 수도 없다.

샤워를 하지 못했고 수세식 시설이 아닌 간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

TV도, 읽을 것도 주지 않은 병원의 처사 탓에 온종일 `면벽'하고 있다고 히콕스는 밝혔다.

그는 변호사 접견도 허락받지 못했다.

히콕스는 "천막 한쪽에 난 창문으로 방역복이 아닌 평상복 차림의 의료진과 대화한다"며 "감염 우려가 없다면 왜 같은 식으로 변호사와는 왜 대면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병원과 뉴저지 주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또 명백한 증거가 없음에도 '분명히 아플 것'이라며 자신을 환자로 낙인 찍은 크리스티 주지사를 향해 "신뢰와 존경을 받는 정치인으로서 사실과 어긋나는 발언을 했다"며 "멀쩡한 나를 아프다고 한 말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히콕스는 몸은 건강하지만, 정신은 기진맥진한 상태라면서 "두려움이 이기면 우리는 모두 패배자가 된다"며 '피어볼라'(에볼라 공포)로 자유가 억압된 현실을 비판했다.

이에 크리스티 주지사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자발적인 격리는 믿을 수 없다"며 의무 격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히콕스 간호사가 빨리 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