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홍콩사태…대화취소에 대규모 시위 예고
홍콩 정부가 10일로 예정됐던 시위대와의 대화를 전격 취소한 가운데 렁춘잉 행정장관(사진)이 뇌물 수수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017년 실시되는 행정장관 선출 방식을 계기로 촉발된 홍콩의 시위 사태가 갈수록 복잡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렁 장관이 호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홍콩 반(反)부패 당국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림스키 위안 홍콩 법무장관은 야당인 신민주동맹이 반부패 수사기구인 부패방지위원회에 렁 장관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편파수사 의혹을 피하기 위해 케이스 영 검찰총장에게 수사 전권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 일간지 디에이지는 지난 8일 렁 장관이 호주 기업으로부터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만파운드(약 69억원)를 받고 신고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행정장관실은 렁 장관이 과거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 다닐 때 호주 기업에 제공한 자문서비스와 관련해 대금을 받은 것으로, 취임하기 전 대금 지급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신고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콩 야당 의원들은 뇌물수수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렁 장관의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고, 일부 의원은 그를 부패방지위원회에 고발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