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환경 장관에 여성발탁…총선 앞둔 이미지 쇄신 포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내각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

캐머런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외무장관과 교육장관, 환경장관을 교체하는 등 각료 20여 명을 바꾸는 개각을 발표했다.

필립 해먼드 국방장관은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이 2선으로 물러남에 따라 외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호사 출신의 니키 모건 재무담당 부장관이 교육장관에, 38세의 리즈 트러스 교육담당 부장관이 환경장관에 발탁되는 등 여성 각료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캐머런 정부 출범 이후 외교정책 수장을 맡았던 헤이그 외무장관은 보수당 하원대표로 물러나 정계 은퇴를 예고했으며, 마이클 고브 교육장관은 하원 원내총무로 자리를 옮겼다.

국방장관에는 마이클 팰런 경제담당 부장관이, 웨일스 장관에는 스티븐 크랩 웨일스청 차관이 임명됐다.

총리실은 또 유럽연합(EU) 집행위원에는 조너선 힐 상원대표를 선임해 장-클로드 융커 신임 EU 집행위원장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장관급 각료로는 제러미 라이트 교정담당 부장관이 검찰총장에, 클레어 페리 교통담당 부장관에 임명되는 등 14명이 자리를 옮기거나 새로 발탁됐다.

이번 개각으로 오언 패터슨 환경장관을 비롯한 각료진 12명이 현직에서 물러났다.

캐머런 총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 패배로 떨어진 지지율을 본격적으로 만회하기 위해 내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성 각료를 홀대한다는 비판 여론에 따라 여성 각료의 발탁을 늘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교육장관과 환경장관에 여성 정치인이 기용돼 내각 회의 멤버 23명 가운데 여성은 종전 3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부의 여성 각료 기용이 기대에 못 미쳐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야당인 노동당의 글로리아 데피에로 여성 및 평등담당 예비내각 장관은 "정부가 내각의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선전하더니 결국 젖은 폭죽만 쏘아 올렸다"고 비판했다.

강도 높은 교육개혁으로 마찰이 잦았던 고브 교육장관이 자리를 옮긴 것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됐다.

당 원로인 케네스 클라크 무임소 장관과 당수 출신의 헤이그 장관의 2선 후퇴로 30~40대 각료 중심의 세대교체도 본격화했다.

신임 해먼드 외무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하는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세력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극우세력에 맞선 반(反) 유럽 정책기류가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캐머런 총리는 "장기 경제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과 모두를 위해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한 정책팀의 진용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개각의 의미를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