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나온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취약점을 감추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지표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지난 3일(현지시간) '전인미답'의 17,000선을 돌파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불황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자축일 수 있다는 우려다.

고용지표가 좋아진 것 외에 다른 분야의 지표는 17,000선 돌파를 뒷받침하거나 설명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 밖으로 잘 나온 고용지표가 '착시현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6월 고용동향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새 일자리들이 '건강하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주로 저임금 부문 일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새 일자리는 임금수준이 낮은 소매업과 서비스업에서 각각 4만개, 3만9천개 늘었다.

반면에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 분야에서는 각각 1만6천개, 6천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미국의 실업률이 6.1%까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취업자와 임금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직업이 있거나 직업을 찾고 있는 비율은 올해 5월에 이어 6월에도 여전히 62.8%에 머물렀다.

이는 1970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66%에 달했다는 것에 견주면 무척 낮은 수준이다.

이는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미국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임금 수준도 만족스럽지 않다.

미국인의 연간 임금상승률은 현재 2% 수준이다.

겨우 물가상승률을 따라잡는 수준이다.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 소득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대표적인 소비국가인 미국의 소비자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의 유가는 갤런당 3달러 후반대까지 치솟아 자동차 왕국인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미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불황과 악천후 등으로 -2.9%까지 떨어졌던 미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는 3.5% 안팎까지 회복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2분기 성장률마저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2분기 성장률을 기존 3%에서 2.5%로 낮췄고, 경제전문통계·예측회사인 매크로이코노믹스어드바이저는 0.6%포인트 낮은 2.7%로 하향했다.

심지어 한 켠에서는 다우 지수 17,000선 돌파의 주요인인 6월 고용동향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실업률이 6%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시기를 2014년 말로 예측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실업률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거나, 고용시장이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해졌다는 표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