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과 고위급 교류를 전면 중단한다고 24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태국과 장기간 생산적인 군사관계를 맺어왔다”며 “그러나 미국의 국내법과 민주적 원칙에 따라 이 같은 관계를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의 다음달 태국 방문을 취소하고 태국 육군참모총장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방문도 철회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태국과 매년 해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군과 해병대를 비롯한 병력 700명과 함정, 전투기 등을 참여시키고 있다. 미국의 조치는 태국 군부가 조속히 쿠데타 상황을 종료하고 정국 안정을 위한 평화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내달 중 태국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경찰 소방훈련프로그램에 불참하고 태국 경찰관들의 미국 방문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무부는 23일 태국에 350만달러 규모의 경제·군사 원조를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국무부는 또 추가로 700만달러 규모의 원조 프로그램 중단도 검토 중이다. 미국 국내법은 피원조국의 헌정이 중단될 경우 미 정부의 지원 역시 즉각 중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6년 태국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도 원조를 중단한 바 있다.

한편 태국 군부는 탁신 친나왓과 그의 동생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시위대를 체포하기 시작했다. 시위 때 붉은 옷을 입는 ‘레드셔츠’들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 대대적으로 봉기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동북부 콘깬주(州)에서 레드셔츠 22명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하고 폭탄·탄약·차량 등 400여점을 압수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