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日·中 갈등의 파고…한국의 비전은 무엇인가
예고된 것이긴 하지만 갈등수준이 예사롭지 않다. 국가 간 전쟁을 언급하는 강경 발언이 국방장관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헤이글의 순방이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을 앞둔 정지작업이라는 면을 감안하면 더욱 살벌함이 느껴진다. 궁극적으로는 미·중 간 전략적 충돌이라는 측면도 크다. 미국은 국방비 감축 등 속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베 정부의 전략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앞선 일본 방문에서 집단 자위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상황이 자꾸 꼬여간다. 당장은 북핵에 대한 국제 공조가 관건이지만 갈등의 매듭은 다층적으로 엉켜드는 중이다. 다행히 한·미·일은 물론 중국도 북핵 폐기에 단호한 입장이다. 북이 최근 4차 핵실험을 시사하자 중국 정부가 베이징주재 북한 대사를 소환해 엄중 경고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고, 일본은 중국은 물론 한국과도 냉랭한 관계다.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와중에 통일까지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미·일과의 동맹 강화는 당연하지만,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모순이다. 단선적인 전략은 있을 수 없다. 한국은 과연 이 모순을 넘어서는 동북아 평화 비전을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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