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혜택 폐지로 1천㎥당 268 달러서 485 달러로 올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0% 이상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합의됐던 할인 혜택을 취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제공했던 할인 혜택도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1천㎥당 268.5 달러였던 가스 공급가가 1일부터는 485.5 달러로 올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체결했던 흑해함대 주둔협정을 폐기함에 따라 지난 2010년 채택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세 폐지 정부령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4월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하리코프에서 체결된 흑해함대의 우크라이나 영토(크림반도) 주둔과 관련한 양국 협정은 러시아가 함대 주둔 비용으로 매년 1억 달러를 지불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대금을 수출세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1천㎥ 100달러씩 할인해 주는 합의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하리코프 협정 등 흑해함대 주둔 관련 협정들을 모두 폐기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러시아가 크림을 병합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협정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협정 폐기 법안은 하원과 상원이 각각 1일과 2일 승인하고 곧이어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서 발효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가스프롬'은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과 야누코비치 대통령 간 합의에 따라 제공해오던 할인 혜택도 2분기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에게 가스 공급가를 30% 이상 인하(1천 ㎥당 400 달러에서 268.5 달러로 인하) 해주기로 약속했다.

유럽연합(EU)과의 경제 통합 협상을 중단한 우크라이나를 자국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심 공세의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실각하고 친서방 성향 기존 야권 세력이 우크라이나의 정치권력을 장악하면서 러시아는 가스공급가 할인혜택 중단을 경고해왔다.

러시아가 실제로 이 할인 혜택을 중단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가가 1천㎥당 268.5 달러에서 385.5 달러로 43.5%인상됐다.

여기에 흑해함대 주둔에 따른 1천㎥당 100달러의 할인혜택도 없어지면서 가스공급가가 1천㎥당 485.5 달러로 오르게 된 것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