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아베 첫 대면…장기경색 한일 관계개선 전기마련은 불투명
북핵 논의가 80∼90%…북핵·한반도 비핵화 관련 심도있는 의견교환


한미일 정상회담이 25일(현지시각) 오후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지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하는 형식으로 열리는 이 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북핵 및 핵비확산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3국은 회담 시간을 조율한 끝에 한국시각으로 26일 새벽에 개최하기로 했다.

이로써 비록 3자회담 형태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특히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관계가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국 정상은 '핵의 평화적 이용과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의 취지에 걸맞게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24일 기자들과 만나 "3자 정상회담의 논의 대부분이 북핵문제에 할당될 거 같다.

비율은 80∼90%정도"라며 "북핵 현 상황을 평가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3자 차원의 심도있는 의견교환과 대응방안들이 논의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이외에 한미일 정상이 각각 가져올 내용은 3국 모두 민감한 내용들이 있어서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한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았던 우리 측이 3자 회담을 전격 수용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달 한일 순방을 앞두고 미국 측이 관계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 아베 총리가 일본 의회 답변에서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의 계승 입장을 거듭 밝힌 것도 기류변화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보가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이 결정된 뒤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그것에 근거해 그 시대의 새로운 정치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고노담화 수정 가능성을 다시 주장하는 등 한미일 3자회담의 분위기를 깨는 발언을 해 이날 회담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3국 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한다.

(헤이그연합뉴스) 신지홍 김남권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