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사전조치 우선돼야…中, 북한 압박에 협조해야"
시진핑 "6자 조속히 재개해야…당사국들과 긴밀 협력"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현지시간) 현지 미국대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08년 12월 이후 장기 공전중인 북핵 6자회담의 재개 문제를 둘러싼 현안을 놓고 의견차를 보였다.

지난해 시 주석이 취임한 이후 두 정상 간 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 상황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측에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양국 간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하며 북한이 아직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로즈 부보좌관은 전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우리는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데 잘 협조하고 있으며 양국이 국제 공동체로서 북한에 국제 의무를 지키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한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북한 비핵화와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포함한 양국 관심사를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비핵화'를 의제의 첫머리에 올린 것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큰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풀이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재강조하면서도 오래 교착 상태를 보여온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북핵 현안을 해결할 유일하고 올바른 방법"이라며 "모든 당사국이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이 이 현안과 관련해 미국 및 다른 당사국들과 긴밀한 접촉 및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양국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한 자료를 내고 "미중 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며 대화와 협상을을 통해 현안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앞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북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중·북 양국 간에는 핵 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지만 현재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노력중이다.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7∼21일 우다웨이(武大僞)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 6자회담을 비롯한 북핵 현안을 협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양국은 인권 현안이나 남중국해 및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유권 분쟁 등 양국 관계에 엄존하는 갈등 해결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문제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 정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신형 대국 관계의 모델을 강구하겠다.

중국과 미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면서 "미국과는 대립이나 갈등 없이 상호 존중 및 윈윈 협력을 통해 현안을 해결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두 정상이 각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며 외교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로즈 부보좌관은 설명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중국 측이 긴장 완화와 정치적 해결책에 대한 지지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각국의 영토 보전권과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명확하게 밝혔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무역 증진 방안 등도 주요 의제에 올려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환율 정책이 더 유연하고 시장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시 주석이 미국의 도·감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사이버 안보 현안 등에서 협력하자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회담 직전 미셸 오바마 여사의 중국 방문을 화두에 올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중국 베이징에서 오바마 여사와 두 딸 사샤, 말리아를 환대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 뒤 "미셸은 중국에서 탁구도 쳤다.

그렇지만 과거에 봤던 고위급 핑퐁 외교는 아니라고 본다"는 농담도 건넸다.

시 주석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오바마 여사를 포함한 오바마 대통령 가족과의 만남을 즐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미셸 여사가 남편(오바마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