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응징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로스는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합병함으로써 정체된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이번 위기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는 통합된 유럽의 지도자로 부상할 기회라고 진단했다.

소로스는 메르켈 총리에 대해 이미 "유럽의 지도자답다"면서 "그녀는 독일 국민의 여론을 주도하는데 있어 과거에 비해 더 큰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여론이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막아달라는 독일 경제계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소로스는 또 러시아가 재정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전략석유 비축분을 방출해 시장에 석유를 넘치게 함으로써 유가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가장 강력한 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그러나 러시아를 응징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힘써야 한다면서 "러시아를 응징함으로써 푸틴을 코너로 더 몰아넣을 경우 그가 상처를 당한 짐승처럼 반격할 것이며 이는 양쪽 모두 패자가 되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도 이 토론회에서 "러시아의 현 지도부가 러시아 제국의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하는 만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를린 블룸버그=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