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 후 지금처럼 좋은 시절을 맞은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는 1990년대 이후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고, 모바일 폰은 생활필수품이 됐다. 푹 꺼진 눈에 배만 볼록한 어린이, 비참한 전쟁 피난민 등의 이미지로만 비치던 아프리카가 아니다.

[책마을] 중국의 러브콜·중산층 증가…아프리카가 달라졌어요
류광철 주짐바브웨 한국대사는《아프리카를 말한다》에서 “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아프리카에서 쿠데타, 내전, 독재, 기근, 질병은 과거의 언어가 돼 가고 있다. 대신 현대식 인프라, 향상된 교육 및 보건 시설, 늘어나는 민간기업, 모바일 폰, 컴퓨터, 인터넷이 새로운 시대의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를 이젠 부정적 시각 대신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직업 외교관인 저자는 1988년 케냐에서 2년을 보냈고, 2011년부터 짐바브웨 대사로 일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변화를 주도하는 요소는 3가지다.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중국이 그중 하나다. 중국은 1950년 말 베이징대 안에 국립아프리카연구소를 만들었고, 1960년대에는 아프리카에 철도를 놓아주며 돈을 쏟아부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50개국과 수교했고, 47개국에 대사관을 뒀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정상 외교가 이 모든 것을 뒷받침했다.

그 결과 중국의 대 아프리카 교역량은 2000억달러에 이르렀고, 최소 1000여개의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둥지를 틀었다. 저자는 “중국 기업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중국이 아프리카의 지역 경제를 싹쓸이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이미지로 점점 바뀌고 있다”고 전한다.

꾸준한 인구 증가도 아프리카 경제발전의 동력이다. 저자는 “현재 10억명인 인구가 2050년에는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잘 훈련되고 정보통신에 능한 노동력이 급증할 경우 아프리카의 경제지도는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중산층이 형성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중산층은 생산과 소비의 주역으로서 아프리카의 경제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꾸준한 인구 증가는 중산층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할 것이다.

저자는 “아프리카는 아직 기아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우리 기업이 아프리카 진출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산업공단 건설, 농업 진출, 공기업과 민간기업 및 금융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한국형 민관협력 패키지 딜 모델 등의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