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앞서 모스크바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믿기 어렵다는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무력 사용 요청을 받은 것을 군사개입의 근거로 내세운 것과 관련 "도피함으로써 권한을 상실한 대통령이 주변국에 파병을 요청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받아쳤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어를 쓰는 주민에 대한 보호 명분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이런 위협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행동의 명분을 만들려고 무력충돌을 의도적으로 도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심각한 위험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크림반도의 긴장상황이 해소돼 우크라이나로 군대를 파견할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다.

회견에 앞서 일주일 동안 이어진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 군부대의 비상군사 훈련 마무리와 원대 복귀 명령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무력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며 크림반도를 점거한 세력은 "자기방어에 나선 현지 세력"이라며 러시아군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흑해함대 기지 주변으로 상당한 병력을 이동시켰다는 서방국의 주장과 배치돼 논란을 예고했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