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공급 차단, 러′천연가스 공급차질에 불안한 시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유럽 전역에 물가 불안 상황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 상황으로 유럽 곡물 시장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수출로가 끊기면 유럽 각국의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병력 이동으로 전운이 감도는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이나 흑해연안의 오데사 항은 유럽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수출 요충지라는 점에서 이런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국제 투자은행 매쿼리의 코나 헤이크 농작물거래 조사팀장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크림반도의 수출항 마비 사태는 유럽을 비롯한 국제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농작물은 유럽의 경계에 놓인 지리적 이점으로 유럽의 단기공급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로 차단 등 공급 차질이 유럽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전통적인 농작물 수출국으로서 옥수수와 밀 등 곡물 수출은 지금도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곡물 수출은 전체 수출의 24%,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했다.

수출 차질은 아직 본격화하진 않았지만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실각 이후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가격이 2월 첫주보다 t당 7 달러나 상승하면서 유럽 수입국에서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사태 악화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마저 차질을 빚으면 가스와 전기요금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행동에 대한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현실화하면 러시아가 이에 맞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유럽 가스공급 시장의 76%를 차지했으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러시아는 이 밖에도 세계 3번째 원유 수출국이자 주요 광물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국제 원자재 시장은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